시간이 지날수록 제 변화에 점점 더 민감해지고 있어요. 모델이라는 특권적인 직업 덕분에 예전에는 자신감이 넘쳤었죠. 매일매일이 빛났고, 주변 남자들이 저를 대하고 반응하는 모습은 너무나 만족스러워서 손이 닿을 듯했어요. 하지만 그 영광의 시간은 멈추지 않아요. 어느새 서른 살이 되어 있었죠. 과장된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, 벌써 서른 살이라는 게 믿기지 않아요. 동시에 소중한 자존감마저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. "와... 그때 내가...?" 언젠가 이 불안감에 짓눌릴까 봐 두렵기도 해요. 남자친구가 있어요. 너무 오래 만났잖아요. 저를 잘 이해해 줄 것 같아요. 하지만 너무 가까워서 오히려 저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더 많은 것 같아요. 솔직히 말해서... 외로워요. 여자로서 외로워요. 젊은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아요. 하지만 여자로서 제 감정, 아니 자신감을 되찾고 싶어요. 그러니 제발, 오늘 저를 안아주세요.